본문 바로가기

리뷰 혹은 잡학

[리뷰] 일곱 개의 회의(七つの会議)

이케이도 준(池井戸潤)의 7개의 회의(7つの会議)를 읽고, 간단히 리뷰해보고자 한다.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음

 

이케이도 준 작가의 작품 중 하나인 한자와 나오키는 드라마화되어 우리나라에도 꽤 알려져 있다.

나도 한자와 나오키 드라마는 일본어를 처음 배우던 때에 열심히, 그리고 재밌게 봤었다.

 

한자와 나오키는 최근 한국어로 번역도 되었지만, 7개의 회의는 아직 번역된 적은 없는 것 같다.

※7개의 회의도 최근 한국어 번역본이 나온 듯 하여 글 하단에 추가하였다.

 

일본 문화에 대해서 이해할 겸, 일본어 공부도 할 겸, 만만해 보이는 책을 골랐는데,
은근히 읽기 쉽고 스토리도 재밌고, 일본 직장에서 쓰일 법한 단어나 대화가 많아서 좋았다.

七つの会議 (日本経済新聞出版)

크게 8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연결된다.

한자와 나오키와 배경은 다르지만(은행 VS 제조업), 큰 주제의식이나 사건의 진행에서 비슷한 점이 많았다.

기업의 비리를 내부고발자가 파헤쳐나가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 처음에는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단서가 하나씩 나타나는 것이 추리소설이라고도 할 만 한다.

 

나는 일본에 온 뒤로 제조업과 밀접히 관련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여러가지 면에서 참고가 되었다.

일본의 제조업이 미시적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직장인 개인의 단위로 실감나게 상상해볼 수 있었고,

영업, 제조, 관리 등의 각 부서에서 각각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자신의 일을 위해 중요한 원칙을 잊었을 때 얼마나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도 통감해볼 수 있었다.
그 소재가 한자와 나오키에도 소재가 되었던 나사였다는 점에서, 이케이도 준이 나사를 얼마나 각별하게 생각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고,
나사를 통해 상징하려고 했던 게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거의 모든 제품에 쓰이고 있는 것', '서로 다른 것들을 이어주는 것'같은 의미일까 싶지만,

앞으로 이케이도 준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보면서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단 뒤, 영화화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영화도 보았는데(아마존 프라임),

한자와 나오키에 나왔던 배우들이 많고 연출에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재밌고 반가웠지만,
책을 보고 난 뒤라서인지 너무 생략된 부분이 많다고 느껴졌고, 대사에 깊은 맛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

결론은, 개인적으로 책이 훨씬 나았다는 것.

 

이케이도 준의 소설들은 한자와 나오키나 7개의 회의 이외에도 기업이나 은행을 배경으로 한 샐러리맨 이야기들이 많아서, 
나로서는 공감도 많이 가고, 일본어 공부에도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이케이도 준 소설은 이것저것 읽어볼까 한다.

 

※추가: 리뷰를 쓴 뒤 다시 찾아보니 한국어 번역본이 있어서 참고로 추가한다.

일곱개의 회의, 도서출판 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