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오래된 민가가 있다.
산책하다가 보고, 와 이 집은 정말 오래됐나보구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한달에 두 번 공개하는 문화재였다.
오늘이 그 한 달에 두 번 있는 날로, 오전에 두시간 동안만 개방하기 때문에 스케쥴에 넣어두었다가 일하기 전에 들러보았다.
그런데 오늘 구경하러 온 사람은 아마 나 한 명 이었던 것 같다.
자원봉사자가 두 분 계셨는데, 한 분은 할아버지, 한 분은 할머니.
(맨 위 사진에 자원봉사자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찍혀있다)
수리때문에 온 것 같은 아저씨도 한 분 계셨다.
관람객은 한 명(나), 일하는 사람은 세 명. 뭔가 황송해진다.
게다가 자료, 손수건도 받았고, 시원한 차와 화과자까지 얻어먹었다.
(두번째 사진과 맨 마지막 사진)
어쨌든 이 전통 민가는 1843년에 지어졌으니, 지어진 지 180년 정도 됐다.
(1843년은 에도 시대 말기로, 연호로는 텐보14년)
약 15년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았었다고 한다.
규모는 약 38평으로, 당시의 일반적인 집들에 비해 큰 편이다.
이 집은 나누시(名主)라는, 당시 마을의 촌장 같은 역할을 하던 집안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지금은 도쿄에 속하지만, 애초에 산간마을의 농촌 지역이다.
집 주인인 나누시도 농민이었다. 농민의 대표 격으로 영주에게 공납을 하는 역할을 했다.
아마 당시엔 마을사람들이 툇마루(엔가와)에 둘러앉고 또 몇몇은 옆에 쭉 서서 마을 회의를 하곤 했을 것 같다.
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분석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방 안에도 슬리퍼를 신고 들어갈 수 있게 해주셔서,
여름철 풀이 무성한 앞마당과 뒷마당을 일본 민가의 방 안에서 바라보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을 때, 이 집과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는 시골 집을 본 적이 많다.
사실 현관이나 창문, 마루 등의 느낌은 우리나라 전통 민가와도 비슷한 것 같다.
내 눈에는 다다미가 있고 없고의 차이와, 바닥이 온돌인지 아닌지 정도의 차이만 두드러진다.
그 외에 일본과 한국의 전통 민가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일본에서도 지역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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