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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야기

격차사회, 일본의 빈곤

일본 사회의 경제적 격차는 1980년 전후부터 확대되기 시작했으나,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일본은 비교적 경제적으로 평등한 사회, 즉 격차가 적은 사회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2006년 제조업 대기업의 위장 청부가 보도되면서 워킹푸어의 존재가 드러났고, 격차사회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났으나, 일본 사회에서 격차는 계속해서 고정되어가고 재생산되고 있다.
부모의 연수입, 학력으로 아이의 학력, 직장도 결정되는 사회.

언더클래스의 등장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하층계급 중에서 하층계급으로서의 최저한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람들, 즉 하층계급 중에서도 특히 빈곤한 사람들을 언더클래스로 정의한다.
2000년대 이후, 최근 약 20년 간 개인 혹은 세대의 연수입 추이를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남성과 여성의 격차가 크게 늘었다.
정규직 남성의 소득은 늘었지만, 비정규직 남성의 소득은 크게 줄었고, 세대수입으로 볼 때 비정규직 여성의 소득도 크게 줄었다. 비정규직 의 경우 예전에 비해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마저 어려워져서 기존에 없던 계급을 만들어냈고, 이런 사람들은 언더클래스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사회학자들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파견근로자 등 비정규근로자를 일본의 언더클래스로 정의하고 있다.

하시모토 겐지 교수는 저서 신 일본의 계급사회(2018)에서, 일본 취업인구를 크게 자본가계급, 신중간계급, 정규노동자, 언더클래스(비정규노동자)의 4개 계급으로 구분했다. (파트타임 주부 및 자영업자는 제외)
가장 비중이 큰 정규노동자 계급은 2192만명(35.1%)으로, 개인 평균 연수입은 370만엔이다.
같은 노동자 계급이지만 비정규직인 언더클래스는 929만명, 일본 취업인구의 약 14.9%다. 평균 연수입은 186만엔, 빈곤률은 38.7%.
이들과 정반대에 위치한 자본가계급은 254만명(4.1%)으로, 평균 연수입은 861만엔이다.
(데이터: 2015년 SSM 조사 데이터, 정식명칭 「社会階層と社会移動全国調査」)

언더클래스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스웨덴의 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은, 언더클래스를 "영구적인 실업자, 취직불가능자 및 불완전고용자", "국민전체와 동떨어진 희망이 없는 비참한 사람들"과 같은 말로 정의했다. 후에 점차 대도시의 빈민 주거지역에 사는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한 빈곤층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면서, 실업이나 고용불안정, 빈곤 등의 객관적 요인보다도 그들의 문화 혹은 행동양식이 빈곤의 원인으로 강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언더클래스라는 말은 차별적인 뉘앙스를 띈 논쟁적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계급사회의 문제점

계급사회가 일본의 국가적 문제인 이유는 재생산이 멈추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들이 세금을 내고, 사회보험료를 내서 사회보장제도가 성립되는데, 일본 사회의 고령화로 인해 이미 노동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거기다 저임금 노동자인 언더클래스는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아 미혼률이 70%에 이른다. 다음 세대의 노동력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계급사회는 사회의 재생산, 노동력 재생산의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자료:
新・日本の階級社会 (講談社現代新書 ; 2461)

現代日本の階級階層構造と雇用制度の特徴 掲載誌 社会主義 (698):2020.8 p.90-100

現代日本における階級構造の変容 (経済理論学会第66回大会共通論題 転換する資本主義と政治経済学の射程 : リーマンショック10年)

年収5億円vs.186万円の暮らし これでも同じ人間なのか (巻頭特集 もはや「格差」ではなく「階級」 学歴・結婚・身長・体重…… 富裕層と貧困層でここまで違った! 「新・階級社会」日本の不都合な真実) 掲載誌 週刊現代 60(5)=2928:2018.2.10 p.36-40

特別対談 3つの仮説で「新・階級社会」を読み解く 再分配の機能不全で"日本沈没" (特集 1億総転落 新階級社会 ; あなたの階級はどれ? 現代版カーストの恐怖) 掲載誌 週刊ダイヤモンド = Diamond weekly 106(14)=4723:2018.4.7 p.36-39

https://business.nikkei.com/atcl/report/16/090600161/081600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