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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혹은 잡학

[리뷰] 下町ロケット2 ガウディ計画(한국어판: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下町ロケット1(변두리로켓1)의 리뷰를 보고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sungsang.tistory.com/77

 

[리뷰] 下町ロケット(한국어판: 변두리 로켓)

일본어 공부 삼아 이케이도 준의 시타마치 로켓(한국어판 제목은 변두리 로켓)을 읽었다. 이케이도 준의 소설은 대체로 경제소설이라는 장르로 분류되는, 기업, 산업, 직장인, 경제현상, 경제사

sungsang.tistory.com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음.

얼마전에 일곱개의 회의와 변두리로켓을 읽은 뒤, 이번에는 변두리로켓2를 읽었다.

지난번 리뷰한 변두리로켓의 후속 소설이다.

이케이도 준 작가에 대해, 그리고 이번에 읽은 책에 대해 간단히 리뷰를 남겨본다.

下町ロケット2 ガウディ計画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한국어 번역판)

이케이도 준 작가

작가인 이케이도 준은 일본에서 사랑받는 작가 랭킹 10위 안에 드는 작가(ranking.net 에서 현재 6위)이고, 

특히 드라마의 흥행이 가장 잘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방영되었던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2013년의 한자와나오키(半沢直樹)가 29%, 일곱개의 회의(七つの会議)가 6%, 

2014년 하나사키마이(花咲舞)가 16%, 루즈벨트 게임(ルーズヴェルト・ゲーム)이 15%,

2015년 하나사키마이2(花咲舞2)가 14%, 변두리로켓(下町ロケット)이 19% 등으로 대체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내가 이케이도 준 작가의 소설을 읽는 이유

이케이도 준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도 한자와나오키 드라마였다.

일본에 오기 위해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던 2018년 초에 한국에서 처음 봤었는데, 

일본어 공부도 잊고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에게 빠져들었었다.

그 때는 이케이도 준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몰랐는데, 몇 달 전에 일곱개의 회의를 소설로 접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케이도 준의 소설은 대체로 은행이나 제조업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일본의 산업계에 대해 배우는 부분도 많고, 

스토리도 흥미롭고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인 것 같다.

특히 나는 일본에서 제조업에 대한 컨설팅을 현재 직업으로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일본 제조업이나 일본 회사 문화 대한 이해 차원에서나, 비즈니스나 제조업에서 쓰이는 일본어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느껴서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하여 일본어로 읽고 있다. 단지 공부만을 위해서는 아니고 재미도 있다.

 

변두리로켓2 가우디 프로젝트에서 감명깊었던 대사

개인적으로 좋았던 대사 세 구절을 옮겨본다.

 

아래는 부하직원이 이직한다고 전했던 때 츠쿠다 사장의 대사.

「であれば、もう止めない。だけどな、中里、ひとつだけ聞いてくれ。どこに行っても楽なことばかりじゃない。苦しい時が必ずある。そんな時には、拗ねるな。そして逃げるな。さらに人のせいにするな。それからー夢を持て。オレがお前に贈ってやれる言葉はこんなことぐらいしかない」
「그렇다면, 더 이상 말리지 않겠다. 하지만 나카자토, 하나만 들어줘. 어딜 가도 편하기만 하진 않아. 괴로울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럴 땐, 비뚤어지지 마. 그리고 도망가지 마. 특히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마. 그리고… 꿈을 가져라.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이 정도 뿐이다.」

 

시제품을 만드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츠쿠다 사장의 조언.

「開発には、必ずそういうブラックボックスがある。理詰めや数式で解決できる部分は実は易しい。ところが、あるところまで行くと理屈では解き明かせないものが残る。そうなったらもう、徹底的に試作品を積み上げるしかない。作って試して、また作る。失敗し続けるかもしれない。だけど、独自のノウハウっていうのはそうした努力からしか生まれないんだ。スマートにやろうと思うなよ。泥臭くやれ。頭のいい奴ってのは、手を汚さず、綺麗にやろうとしすぎるキライがあるが、それじゃあ、ダメだ」
「개발에는 반드시 그런 블랙박스가 있다. 이론이나 수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 쉽다. 그런데 어느 정도까지 가면 논리로는 풀 수 없는 것이 남는다. 그렇게 되면 이제, 철저하게 시제품을 쌓아 올릴 수 밖에 없다.만들고 시험하고, 또 만들고. 계속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적인 노하우는 그러한 노력으로밖에 태어나지 않는다. 스마트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진흙탕에서 뒹굴듯 해라. 머리가 좋은 녀석들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깔끔히 하려고 하는 버릇이 있는데, 그걸론 안돼.」

 

노하우에 대한 츠쿠다 사장의 견해.

「素材に関する理解と、求められる動きに合わせた微調整がありますからね。そこから先は、極めて専門性の高い職人技だ。行くとこまでいっちまうと、一般論だけで品質は語れないんだよ、トノ。そこから先は経験なんだ。その蓄積がノウハウになる。バルブは1日にしてならず、ってな」
「소재에 대한 이해와 요구되는 움직임에 따른 미세조정이 있으니까요. 여기서부터는 매우 전문성이 높은 장인 기술입니다. 끝까지 가면, 일반론만으로 품질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거기서부터는 경험입니다. 그 축적이 노하우가 됩니다. 밸브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변두리로켓2 가우디 프로젝트 리뷰

이번에도 이케이도 준 작가의 디테일과 스토리 구성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지금까지 접한 이케이도 준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항상 다뤄져온 것이지만, 특히나 일본 중소기업의 노하우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철학이 엿보였다.

내가 있는 회사는 일본 제조업에 대한 컨설팅, 그 중에서도 특히 숙련 작업자의 노하우를 표준화 하는 것을 포함한 이노베이션을 서비스하고 있어서, 

일과 연관해서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 많아서 특히 좋았다.

일본 중소기업 특유의 수작업, 숙련작업자의 노하우에는, 이케이도 준의 소설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그 나름의 장점이 분명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숙련작업자와 젊은 작업자의 격차가 크고, 숙련작업자들이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현재 일본의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그것에 의지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노하우를 어떻게 잘 표준화시키고, 자동화 혹은 효율화 할 것이냐”라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나도 계속해서 생각해나가야 할 부분이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누가 했던 얘기 중에, 

“경찰 소재의 드라마를 만들면 미국 드라마는 경찰이 나와서 경찰일을 하고, 한국 드라마는 경찰이 나와서 경찰끼리 연애하고, 일본 드라마는 경찰이 나와서 교훈을 준다”라는 얘기에 공감했었는데, 

이케이도 준 작가의 소설도 항상 좀 교훈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좀 교훈을 주려 하는 듯한 대사가 있어도 그 대사가 어설프지 않아서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참고자료

下町ロケット 2 (ガウディ計画) 池井戸潤 著 小学館, 2015.11

https://diamond.jp/articles/-/83684

https://ranking.net/rankings/best-noveli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