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무렵, 무언가 누군가와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하는 모임이 있었으면 했는데,
군대에서부터 가깝게 지내온 동생과 마음이 맞아서 함께 시작했고,
이름은 린치핀으로 지어 장기적으로 함께 배우고 성장해가는 것을 지향하며 계속해오고 있다.
서로 사정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는 일도 있지만, 대체로 2주에 한번 꼴로 2시간씩 진행하며 꾸준히 해오고 있다.
오늘은 린치핀 13회차였다.
서로의 근황이나 일에 대한 얘기, 최근 읽은 책 이야기, 혹은 그외에 무엇이든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특별히 주제 제한 없이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집중적으로 얘기할 포인트가 있는 것이 좋겠다고 느껴서 2시간 중 절반 정도는 정해놓은 이야기를 한다.
최근 2달 정도는,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하나 골라서 보고, 그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커넥티드라는 다큐멘터리인데, 너무나 잘 만들었다.
한 편의 길이도 그리 길지 않으면서, 전달력이 좋고,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깨달음을 준다.
평소에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관심도 갖지 않았던 배설물(똥), 먼지 등의 소재에서 출발하여,
모든 것들이 이어져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수만년전 아프리카 호수에서 죽어 묻힌 플랑크톤의 화석이 지금은 사막의 먼지가 되어,
바람을 따라 대서양을 건너 아마존 열대우림의 영양분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
플랑크톤의 죽음은 헛된 죽음이 아니라,
수만년 후의 지금에 이르러서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고 산소를 공급하는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연의 섭리가 실로 절묘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자연은 그 외관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절묘하게 서로 이어져있는 원리를 발견할 때면,
마치 수학의 오일러 공식을 볼 때와 같은 아름다움을 느낀다.
조만간 블로그에도 리뷰를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스터디 모임을 함께 꾸준히 할 친구가 있는 것도, 이렇게 꾸준히 지속해올 수 있는 것도,
좋은 다큐멘터리를 보게 된 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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