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4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일기] 2021.05.16 많이 해본 일은 쉽고, 해본 적이 없는 일은 간단해도 어렵다. 해본 일은 대충 얼마나 걸릴지 감이 오고, 계획을 세우기 쉽지만, 해본 적이 없는 일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얼마나 걸려야 해결될 일인지 말하기 어렵다. 그때문에 고객사에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할 때 어림잡아 견적을 잡은 기간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걸려서 고생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회사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개인적인 일에 있어서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을 할 때는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해서 실행하기 어렵고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하지만 회사가 늘 하던 사업만 해서는 발전이 없듯이, 개인도 할 수 있는 일만 기계적으로 해서는 성장하지 못한다. 해본 적 없는 일에 도전해서 하나 하나 할 수 있는 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야말로 개인을 성장시킨다. .. [일기] 2021.05.15 오늘은 토요일. 국회 도서관이 문을 여는 9시반부터 문을 닫는 오후 5시 조금 전까지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공부를 했다. 이전 프로젝트를 기간 동안은 일만 생각하느라 도서관에 와서도 계속 일에 관련된 것만 찾아보고 있거나, 도서관에 못오고 집에서 주말까지 일을 하던 날도 많았는데, 오늘은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만 찾아봤다. 유니클로의 역사, 디자인 사고, 일본 음식의 역사, 뇌과학, 재테크, 재일한국인 차별, 부락민 차별 등.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인터넷에서 보기 힘든 귀중한 자료가 오프라인에 여전히 많다. [일기] 2021.05.14 오늘은 신입사원들 환영회를 위한 사내 온라인 노미카이(飲み会; 회식)가 있었다. 참가할지 말지는 자유인데, 얼굴 익힐 겸 가볍게 참가했다. 언제 참가하고 언제 나가든지도 자유고, 화면과 마이크를 켤지 끌지도 자유라서 절반 정도는 듣기만 하면서 잡무를 조금 했다. 올해 4월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우리 사업부에 6명 정도 되는데, 다들 개성있고 진취적이고 패기도 있어 보인다. 주말마다 산에 올라가서 개인적으로 광합성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논문을 쓰고 있다는 친구도 있었고, 개미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 초소형 카메라를 따로 제작해서 개미굴을 관찰하고 3D프린터로 복제하는 등의 개미연구를 하고 있다는 친구도 있었고, 자동차 의자를 개조해서 방에 놓고 자동으로 컨트롤하면서 쓰고 있다는 친구도 있었다. 신입사원들 나이.. [일기] 2021.05.13 AI모델을 학습시키는 동안 잠깐 일기를 쓴다. 학습 시간이 기본적으로 오래 걸리는 것도 있고, 교차 검증(cross validation)과 몇가지 조건에 대해 비교가 필요해서 더욱 오래 걸린다. 결과가 출력된 뒤에는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확인할 때 뭔가 총체적인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엔 울고 싶어진다. ㅠ 오늘도 수십 수백번을 삽질, 수정, 결과 확인을 반복했던 것 같다. 당연한 얘기지만 코드에 문제가 없다는 게 거의 확실해지기 전에는 epoch 1, fold 수 1로 해서 결과를 빨리 확인하면서 코드를 수정한다. 오늘 하려고 했던 게 다 끝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어려워보였던 몇가지 과제를 계속된 삽질 끝에 해결해냈다. 남은 것도 내일 오후 사내.. [일기] 2021.05.12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이미지 분류 시스템 구축 PoC이다. 오늘은 프로젝트 개시 3일차. 결과는 빨리 내고,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한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반복해야 한다. 이전 프로젝트처럼 히어링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거의 없어서 좀 편해진 부분도 있지만, 프로젝트 기간이 1개월이라 짧은 시간 안에 진척을 내야 하는 압박감이 있고, 코딩이 생각대로 안 되고 트러블 슈팅에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 어렵다. 딥러닝이라 결과를 확인하고 코드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확인할 때까지 지연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에러를 확인하는 게 늦어지면 그동안 했던 걸 뒤엎어야 하기도 한다.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해결한 부분도 있다. 개인 포트폴리오였다면 좀 하다가 포기했을 수 있는데, 일이기 때문에 같은 문제로 몇시간이고 고.. [일기] 2021.05.11 코로나로 집에만 있으니 날짜, 시간관념이 약해져서, 지금까지 일기 날짜를 2020년으로 올렸던 걸 알아채고 2021년으로 수정했다. 일도 집에서 하고 쉬기도 집에서 쉬고, 친구를 만날 일도 거의 없고, 특별히 기억에 남을 인상적인 일이 없다보니, 어느 새 작년 한 해가 지나가고, 어느 새 올해도 벌써 봄이 지나갔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하루의 시간도 특히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하고, 점심을 먹고, 안 되는 걸 낑낑대다가 저녁을 간단히 먹고, 다시 좀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어느 새 잘 시간이다. 내가 선택한 일이라곤 하지만,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하루, 한 달, 일 년씩 지나가버리는 건 좀 씁쓸하다. 코로나는 끝나지 않고 있고, 이런 때에도 즐겁게 살 .. [일기] 2021.05.10 연휴가 끝나고 오랜만에 업무로 돌아왔다. 계속해서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한 재택근무 중이라 회사에는 가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내 방 데스크 앞에 앉지만, 업무용 노트북을 켜는 것은 열흘만이다. 연휴 동안 다음 프로젝트가 자꾸 신경쓰여서 은근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고객사에서 진척 사항을 궁금해한다는 연락이 한번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아침에 컴퓨터를 켜자 마자 내 의견을 써서 답장을 했고, 그 외에는 열흘 동안 나를 찾은 사람도 없고, 의외로 아무 일도 없다. 새로운 프로젝트의 방침을 잡기 위한 미팅이 오후에 있었는데, 내가 오늘 몇 시간 동안 데이터에 관해 개관한 엑셀과 코드를 짜서 돌려본 정도로 순조로웠다.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는 영업 쪽 선배는, 단시간 내에 이 정도까지 가능하냐며 감탄했다. 기술 .. [일기] 2021.05.09 골든위크 연휴 마지막 날이다. 결국 길었던 열흘 간의 연휴 동안 일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다. 연휴 동안은 짧게 여행도 다녀오고, 책을 두 권 읽었고, 넷플릭스로 영화, 다큐멘터리도 보았고, 오랜만에 피아노도 조금 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면서 잘 쉬었다.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고, 무리한다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일하고, 쉴 땐 잘 쉬는 게 중요하다. 이전 1 2 3 4 5 6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