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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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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21.06.01 어릴 땐 중2병에 걸려있었다. 지금도 완전히 안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뭐든지 하찮은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고, 특히 우리나라의 것들에 대해서 무시했었다. "한국 대중 음악은 맨날 찍어낸 것 같은 아이돌 뿐이고, 가사도 의미도 없고, 전혀 미래가 없어" 라든가, 중학생 때 막 유행하기 시작했던 온라인 게임은 바람의 나라를 하루이틀 해보고서, "(레벨업하려고) 하루종일 모니터 위 제자리에서 똑같이 뛰고 있는 다람쥐한테 클릭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안 해" 이런 식이었다. 다른 것들에도 쉽게 흥미를 못 느꼈고, 흥미를 느껴도 금방 질리는 경우가 많았다. 무언가를 긍정적으로 보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걸 취향 차이가 아니라 내가 맞고 주변의 것들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
[일기] 2021.05.31 얼마전까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든 늦게 일어나든 여유가 없었다. 늦게 일어나면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 조급히 샤워하고 일을 시작해야 했고, 일찍 일어난 날도 일찍부터 일을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난 것이라, 조급히 샤워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일을 시작하는 데에는 변함이 없었다. 요즘 들어 그런 생활 패턴에 좀 변화가 생긴 것 같다. 프로젝트가 이전보다 순조로워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고, 일의 진척이 들인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전 프로젝트에서 느껴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예전보다 아침에도 대체로 일찍, 예전보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게 되었다. 그렇게 되어, 애초에 출근시간은 플렉스제이지만, 이제서야 플렉스제의 이점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회사는 하루 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의 4시간(점심시간 제외..
[일기] 2021.05.30 작년 가을 무렵, 무언가 누군가와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하는 모임이 있었으면 했는데, 군대에서부터 가깝게 지내온 동생과 마음이 맞아서 함께 시작했고, 이름은 린치핀으로 지어 장기적으로 함께 배우고 성장해가는 것을 지향하며 계속해오고 있다. 서로 사정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는 일도 있지만, 대체로 2주에 한번 꼴로 2시간씩 진행하며 꾸준히 해오고 있다. 오늘은 린치핀 13회차였다. 서로의 근황이나 일에 대한 얘기, 최근 읽은 책 이야기, 혹은 그외에 무엇이든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특별히 주제 제한 없이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집중적으로 얘기할 포인트가 있는 것이 좋겠다고 느껴서 2시간 중 절반 정도는 정해놓은 이야기를 한다. 최근 2달 정도는,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하나 골라서 보고, 그에 대한..
[일기] 2021.05.29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취미활동에도 시간을 쓰게 된다. 피아노는 잘 치진 못하지만 내 소소한 취미 중의 하나다. 저렴한 전자피아노를 집에 사놓고 가끔씩 치긴 하지만 타격감과 소리가 그다지 좋지 않다. 오늘은 국회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피아노 연습실이 있어서 1시간 치고 왔다. 피아노 연습실은 도쿄에서 대체로 1시간 1000엔~1500엔 정도에 빌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랜드피아노이면 2천엔이 넘어가기도 한다. 오늘 내가 빌린 곳은 아사쿠사의 1시간 1100엔 하는 곳. 오랜만에 쳤더니 손가락이 마비된 듯 건반을 못 찾는다. 동네에는 좀 더 저렴한, 1시간에 700엔 정도에 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좀 더 자주 연습해야겠다.
[일기] 2021.05.28 지난 프로젝트 때엔 참 어려운 게 많고 힘들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은근히 순조롭다. 최근엔 부쩍 칭찬도 많이 받고 있고, 스스로 봐도 내가 잘 하고 있다고 느낀다. 오늘은 프로젝트 진척내용 보고를 잘 하고 있다는 것과, 분석과 프로젝트 추진 둘다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 특히 고객과 긴밀하게 전화통화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나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선배들로부터 칭찬받았다. 프로젝트의 성격 자체가 지난 프로젝트보다는 어렵지 않은 면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내가 잘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하고 있는 게 다 쉬운 일이어서는 아니고, 어렵다, 할 수 있을까, 싶은 과제들도 많았는데, 하다보니까 어떻게든 해결돼가고 있고,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부분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할 수 없었던 일들을 ..
[일기] 2021.05.27 일본 회사들은 보고, 연락, 상담의 앞글자를 따서 호우렌소우(報連相)라고 부르며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보고, 연락, 상담의 자리로서 정례 회의라는 것 또한 많아서, 매주 이런 저런 정례 회의가 있다. 안 좋게 본다면 일본 회사의 직원들은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는 개개인의 능력 발휘도 북돋으면서 전체로서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이런 것들이 잘 사용되고 있다고 본다. 내가 주최하는 정례회의 하나로 승정례회가 있다. 승은 내 이름이다. 즉, 내가 이 회사에 입사한 뒤 주 단위로 시행하고 있는 나에 관한 정례회이다. 최근에 프로젝트가 바빠서 직전에 캔슬한 적이 몇번 있었어서, 오늘 아침에는 오랜만에 열게 되었다. 오랜만의 자..
[일기] 2021.05.26 오늘은 회사에서 제공해준 품질공학 강좌를 1회차를 수강했다. 희망자에 한해 신청하여, 10회의 강좌와 과제로 진행되는데, 너무 어렵지는 않을까, 그리고 일 때문에 바쁜 중에 충실히 수강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좀 있었지만,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여서 신청했다. 솔직히 조금이라도 유익하면 남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품질공학에 관한 일본 최고의 전문가가 2시간 반동안 알맹이가 꽉찬 강의를 해주셨고, 커리큘럼과 내용도 지식 측면에서도 실용성 측면에서도 아주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품질공학이 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첫 강의를 들었는데, 오늘은 일단 품질공학이 뭔지를 조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마 오늘은 도입부라 내용이 좀 쉬운 편이고 다음 회차부터 어려워질 것..
[일기] 2021.05.25 오늘 하려던 게 여러가지 있었고, 다 끝낸 뒤 좀 일찍 잘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일이 있어서 하려던 것도 다 못하고 늦게 자게 되었다. 컴퓨터로 처리가 오래 걸리는 일은, 놔두고 딴 거 하면 되니까 업무 부하가 크지 않을 것 같지만, 막상 그렇진 않다고 느낀다. 첫째로, 처리하는 시간 동안 해당 컴퓨터 cpu가 거의 과부화된 상태라, 다른 일에 쓰는 데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매번 완전히 같은 작업이라면 정말 돌려만 놓으면 되지만, 그 때 그 때 코드를 짜서 돌리는 경우에는 좀 다르다. 따라서 둘째로, 다 돌아간 뒤 결과를 확인하다가 사소한 실수를 발견하는 경우가 꽤 있고, 그럼 수정한 뒤 다시 처음부터 돌려야 된다. 수정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한다. 셋째, 무기한이 아닌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