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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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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21.05.17 전 직장도 그랬지만, 월요일은 사내 회의가 많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실무와 고객 대응에 중점을 두고, 월요일에 사내 회의를 몰아서 하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도 내 경우에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있는 사내 전체 회의 말고는 월요일에도 그다지 회의가 많지는 않은데, 오늘은 전체회의와 CoC트레이닝이 있는 날이었다. 전체회의는 각 부서에서 사업 현황과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다. CoC트레이닝은 1년에 한 번 있는데, Code of Conduct라고 해서, 행동 규범에 관한 강의이다. 나는 지난 달부터 CoC위원회에 속하게 되어, 트레이닝을 같이 준비했다. 올해에는 파와하라(직장 내 갑질), 법령 준수, 경비 정산 등을 중점 항목으로 교육했다. 우리 회사는 도덕이나 가치관에 관한 부분에 대해 항상 상당히 ..
[일기] 2021.05.15 오늘은 토요일. 국회 도서관이 문을 여는 9시반부터 문을 닫는 오후 5시 조금 전까지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공부를 했다. 이전 프로젝트를 기간 동안은 일만 생각하느라 도서관에 와서도 계속 일에 관련된 것만 찾아보고 있거나, 도서관에 못오고 집에서 주말까지 일을 하던 날도 많았는데, 오늘은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만 찾아봤다. 유니클로의 역사, 디자인 사고, 일본 음식의 역사, 뇌과학, 재테크, 재일한국인 차별, 부락민 차별 등.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인터넷에서 보기 힘든 귀중한 자료가 오프라인에 여전히 많다.
일본의 국회도서관 오늘은 국회도서관에 다녀왔다. 한국에서도 여의도에 있는 국회도서관을 애용했었는데, 일본에서도 도쿄 치요다구 국회 옆에 있는 국회도서관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마다 가고 있다. 이용방법이나 구조가 한국의 국회도서관과 비슷한데, 구관과 신관이 있다. 구관 건물은 1961년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리모델링을 잘 해서 특별히 오래된 느낌은 들지 않고 구관이든 신관이든 깔끔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국회도서관이 편의성은 더 좋다고 느끼는데, 자료 소장량은 출판대국 일본답게 일본 국회도서관이 더 많은 것 같다. 현재 각 도서관 홈페이지에 공시된 통계에 따르면, 한국 국회도서관이 720만권, 일본 국회도서관이 4490만권으로 일본이 약 6배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국회도서관이 장서수가 가장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국립..
[일본의 뒷면] 숨겨진 천민들 부락민(부라쿠민; 部落民) 일본 사회는 일견 평등해 보이지만, 실은 현대에도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전근대부터 천민 차별부터 이어져 내려온 부락민 차별은 그 중 하나이다. 에도 시대에는 조선과 비슷하게, 일본도 사농공상, 그리고 천민을 나누는 엄격한 신분제가 있었다. 사는 사무라이, 농공상은 농업과 공업, 상업에 종사하는 평민, 천민은 에타, 히닌으로 불리며 가축 도축이나 사형집행, 청소 등 더럽거나 살생에 관한 일을 하던 사람들이다. (불교의 영향으로 이런 직업이 천시받았다고 하는데 똑같이 사람을 죽이는 사무라이들은 귀족이었던 것이 아이러니하다) 메이지 유신으로 1871년 신분제 개혁으로 농공상과 천민에게 똑같이 평민의 지위가 주어졌으나, 원래 천민이었던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아직까지 이..
일본 내 이주하고 싶은 동네 랭킹 2021 코로나로 인해 일본인들의 삶의 방식도 완전히 바뀌었다.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는 회사들은 대체로 완전 혹은 부분적인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또한 작년부터 거의 100%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종종 회사에 가기도 하지만, 나는 최근 3개월 동안은 한 번도 오피스에 가지 않은 것 같다. 나로서는 약간 이득인 게, 오피스까지 좀 오래 걸리는 편이어도 월세가 싼 곳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출퇴근의 편리성 때문에 비싼 도쿄 시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에 이사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 일본 잡지의 조사에 따르면, 도쿄 시내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20대~30대가 특히 수년 이내에 교외 지역으로 이사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사하고 싶은 교외 지역 랭킹..
[리뷰] 멋부리는 게 싫다(おしゃれ嫌い) 부제: 유니클로를 고르는 진짜 이유 유니클로 우니나라에선 재작년부터 시작된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의 대표 의료 브랜드인 유니클로의 매출액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뉴스에 따르면 유니클로 모회사의 영업이익에는 큰 영향은 없었던 듯 하다. 오히려 작년 9~11월 영업이익은 1조 1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버금간다고 한다. 일본에서 유니클로는 누구나 최소 한 벌은 입었을, 그야말로 국민브랜드다. 나는 불매운동이나 한일관계와는 관계 없이, 단지 30여년 전 히로시마에 생긴 한 점포에서 시작된 유니클로가, 어떻게 1억 일본인을 매료시켜왔는지, 그리고 일본인들을 어떻게 바꾸어왔는지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유니클로는 삶을 판다 필자는 "유니클로는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삶을 팔고 있다"고 말한다. 패션보다도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
[일기] 2021.05.14 오늘은 신입사원들 환영회를 위한 사내 온라인 노미카이(飲み会; 회식)가 있었다. 참가할지 말지는 자유인데, 얼굴 익힐 겸 가볍게 참가했다. 언제 참가하고 언제 나가든지도 자유고, 화면과 마이크를 켤지 끌지도 자유라서 절반 정도는 듣기만 하면서 잡무를 조금 했다. 올해 4월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우리 사업부에 6명 정도 되는데, 다들 개성있고 진취적이고 패기도 있어 보인다. 주말마다 산에 올라가서 개인적으로 광합성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논문을 쓰고 있다는 친구도 있었고, 개미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 초소형 카메라를 따로 제작해서 개미굴을 관찰하고 3D프린터로 복제하는 등의 개미연구를 하고 있다는 친구도 있었고, 자동차 의자를 개조해서 방에 놓고 자동으로 컨트롤하면서 쓰고 있다는 친구도 있었다. 신입사원들 나이..
[일기] 2021.05.13 AI모델을 학습시키는 동안 잠깐 일기를 쓴다. 학습 시간이 기본적으로 오래 걸리는 것도 있고, 교차 검증(cross validation)과 몇가지 조건에 대해 비교가 필요해서 더욱 오래 걸린다. 결과가 출력된 뒤에는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확인할 때 뭔가 총체적인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엔 울고 싶어진다. ㅠ 오늘도 수십 수백번을 삽질, 수정, 결과 확인을 반복했던 것 같다. 당연한 얘기지만 코드에 문제가 없다는 게 거의 확실해지기 전에는 epoch 1, fold 수 1로 해서 결과를 빨리 확인하면서 코드를 수정한다. 오늘 하려고 했던 게 다 끝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어려워보였던 몇가지 과제를 계속된 삽질 끝에 해결해냈다. 남은 것도 내일 오후 사내..